글의 이해는 글을 요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대입논술에 합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능력을 꼽으라면, 글감에 대한 요약을 들 수 있습니다. 우선 현재 많은 대학교들이 논술 지문을 ebs교재를 활용하여 문제를 만들고 있는 실정이고, 전반적으로 2010년 이전 대입 논술 지문과 현재 논술 지문을 비교해 봤을 때 현재의 지문은 독해하기 매우 쉽습니다. 즉 이전에 비해 글에 대한 요약은 쉬워졌다는 말입니다. 물론 지문의 독해가 쉬워졌다는 말이지, 문제의 난이도는 쉬워졌다는 말은 아닙니다. 현재는 요약된 내용으로 글을 논리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좀 더 요구 되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지문에 대한 독해가 쉬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글에 대한 요약이 중요한 이유는 글에 대한 제대로 된 요약이 바로 글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글은 단어로 구성되고, 이에 덧붙여서 조사가 오고, 이러한 덩어리들이 모여, 하나의 의미를 가진 문장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런 문장들이 모여 단락이 되는데, 단락 중에서도 중요한 단어가 있고 중요치 않는 단어가 존재하며, 접속사에 의해서 논리적 관계가 뒤바뀌기도 합니다. 따라서 요약은 중요 단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문장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잘 파악해야 됨을 의미합니다. 사실상 요약은 중요 단어를 중심으로 한 군더더기를 발라내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예를 통해서 요약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2017년도 경희대학교 모의논술
[가] 중세 영국의 장원은 법적으로 아주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어느 땅을 어느 가족이 경작하는가뿐만 아니라 그 땅에서 어떤 작물을 어떤 방식으로 경작하며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분배하고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 또한 마을에 대대로 내려오는 관습에 따라 이루어졌다. 따라서 영주가 자신의 땅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의미는 그 땅 위에 형성된 장원이라는 인간 공동체의 구성과 운영에 대해 이런저런 권리들을 가진다는 의미이지 오늘날처럼 자기 땅이니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고 활용하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16세기 영국에서 벌어진 ‘울타리치기(enclosures)’는 이러한 ‘이윤을 위한 생산’이 최초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벌어진 계기라는 점에서 자본주의의 발생에 있어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울타리가 애초에 없었던 땅은 일종의 공유지로서, 마을 사람 누구나 필요한 목적에 따라 쓸 수 있었고, 특히 가난한 농가들은 여기서 텃밭을 가꾸어 생계를 보조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했다. 영국의 영주 귀족들은 이런 공유지를 밀어버리고는 울타리를 친 뒤 여기에 양을 방목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몇 백 년 동안 일정한 땅에서 곡물을 경작해 온 농민들은 졸지에 알거지가 되어 영국 전역을 방황하는 방랑자 무리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이 상태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 토머스 모어의 유명한 구절 “양이 사람을 집어삼킨다.”이다. 울타리치기 운동은 개인적 소유권의 전면적 확대를 통해 기존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자본주의적 생산관계를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가]는 울타리치기 운동의 형성 과정에 대한 설명글입니다. 따라서 핵심어인 울타리치기입니다. 또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울타리치기 운동으로 인한 영향이기에 가장 마지막 문장이 핵심 문장이 되겠습니다.
[나] “기업은 자선 사업이 아니다.” 기업이란 어디까지나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사회봉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 사실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을 기업이라고 할 수 없고, 이윤 추구를 포기한 기업은 기업으로 존속할 수도 없다. 이윤 확대를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는 기업은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생존할 수 없고, 또 그러한 기업은 결국 사회에 아무 공헌도 못할 것이다. 기업은 바로 이윤 추구를 통해 사회에 봉사하는데, 삶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사회 전체의 부를 증대한다.
[나]는 기업의 이윤 추구에 대한 글입니다. 마지막 문장이 이 글의 중심 문장입니다. 이를 다시 요약하면 “기업은 이윤추구를 통해 사회전체의 부를 증가시킨다.”가 되겠습니다. 핵심의 핵심을 추리고 추리는 과정을 반복하고자 한다면 필시 글을 완벽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 21세기, 세계는 기업에 경제적 이익 창출 이상의 또 다른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감성 마케팅의 테두리를 넘어 사회 이익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며 마음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존경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때로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은 물질만능 주의와 극단의 이기주의로 치닫는 기업 간의 경쟁 구도를 상생과 공존의 구도로 변화시키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꼽히는 글로벌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 그룹의 ‘핑크리본 캠페인’이 좋은 예다. 이 캠페인 은 1992년 여성의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기 위해 자사 고객들에게 핑크 리본과 유방암 자가 진단카드를 나눠주며 조기 검진의 중 요성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2010년 세계 70여 개국에서 1억1000만 개 이상의 핑크리본을 배포하는 것으로 확대됐고 취지에 공감한 다른 기업들의 동참이 줄을 이으며 그 효과가 극대화됐다. 에스티로더는 핑크리본 컬렉션 제품을 출시하며 수익금의 일부를 유방암 연구재단에 연구 기금으로 기부했다. 참여 기업들 역시 핑크 색 관련 제품을 판매하거나 이벤트를 통해 수익금의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했다. 의류업체인 앤클라인은 캠페인의 일환으로 핑크 캐시미 어 스웨터를 선보여 기부 목표액인 2만5000달러를 초과 달성했고, 3M은 포스트잇의 핑크 버전으로 80%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으며 델타 항공은 기체를 핑크색으로 장식하고 핑크색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이 핑크 레모네이드를 서비스해 캠페인의 취지를 알린 것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효과를 얻었다.
[다]는 기업이 왜 경제적 이익 외에도 사회적 책임을 해야 되는지 ‘핑크리본 캠페인’라는 사례를 통해 설명합니다.
이처럼 글의 이해라는 것은 글을 요약할 수 있음을 의미하고, 글을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은 글을 이해했다는 것입니다.
글의 이해 = 글의 요약
윈스턴 처칠은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하루 종일 연설해달라고 부탁하면, 1시간만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1분의 연설은 위해서는 하루종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의 말은 그만큼 요약의 어려움을 말해줍니다.
'글쓰기 > 대입 논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Q : 여름부터 논술 공부 시작했는데 어느 대학에 지원할까요? (0) | 2016.12.23 |
---|---|
대입 논술 막판 공부법(승부는 이미 결정났다.) (0) | 2016.11.23 |
논술 쓰는법 1. (0) | 2016.11.16 |
대입논술시험에서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양식은 없다. (0) | 2016.11.16 |
대입논술에서 삼단 논법의 허구성. (0) | 2016.11.16 |